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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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우리는 지금 교육의 미래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위한 혁신의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하면서 창의적인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수립해야 하는 교육청의 신청사는, 과거의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열린 소통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장소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으로 서울 최대의 공원부지와 남산이 인접하여 조성될 신청사부지는, 낙후된 도심의 재정비사업으로 커다란 변화가 기대되는 지역에 위치한다. 새로 건립될 청사는 주변지역의 현재적 상황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변화를 수용해야 하는 도시적 맥락 속에서 다양한 교육주체들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지역사회의 교육허브공간으로서 새로운 공공적 역할을 제시할 건축적 대안을 필요로 한다.


이번 심사는 오래된 학교의 터전 위에 새로운 도시조직과 역사의 흔적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미래 세대와의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새 시대의 관공서 건축에 대한 기대로부터 시작되었다. 제시된 지침을 통해, 배치계획에서는 주변의 남산과 새롭게 조성될 용산 공원이 형성하는 경관 속에서 다양한 역사적 흔적의 반영, 도시조직의 재해석, 새로운 변화에의 대응이 요구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주체들과 소통하고 상호 협력하는 교육허브공간은 학생들의 자치활동과 체험활동을 위한 공간인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공감과 융합을 위한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공간적 분위기(atmosphere)가 건축적으로 구조화되길 강조하였다. 또한 업무 특성상 보안이 요구되지만 창의적 업무활동이 일어나는 사무공간은 폐쇄와 위계에서 벗어나 협업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 개념 도입에 대한 공간적 제시를 요구하였다.

심사과정은 토론과 투표로 구성된 세 차례의 단계를 통해 진행되었다. 먼저 패널과 보고서를 중심으로 심사위원들이 각자의 시간을 갖고 작품의 내용을 숙지, 확인한 후 1차 투표를 하였다. 이후 작품 패널에 앞에 모여 위원들 상호 간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혹여 지나칠 수 있는 소수의 의견과 각각의 작품들이 내포하는 독특한 가치와 의도를 찾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첫 투표 이후, 두 번째 단계는 1차에서 토론된 다양한 관점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투표를 통해 5개 작품을 등위 없이 먼저 선발하였다. 5개 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작품성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였지만 아쉽게 등위 안에 선정되지 못한 안들에 대하여 제출안의 우열을 떠나 수준작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당초 명시된 입상 등위 이외에 추가로 4개의 작품을 가작(Honorable mention)으로 선정하였다. 이후 당선작을 뽑기 위하여 기술심사에서 이미 검토된 체크리스트 항목들을 중심으로 5개 안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침에 위배되거나 미흡한 점에 대해 확인한 결과, 체크된 사항들은 경미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위원 간의 의견 일치를 보았다. 3번째 단계에서는 5개 작품 중에서 토론과 투표를 통해 3,4,5등의 순위를 결정하였다. 마지막 최종 두 개의 작품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개별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거듭된 긴 토론과 숙고의 시간을 가진 후에, 결국 투표로 당선작이 결정되었다. 대부분의 제출된 안 들은 신청사 부지가 처한 현재적 상황과 주변의 도시적 맥락, 그리고 지역사회의 공공적 역할, 내부적 프로그램의 해석을 다양한 방식으로 심도 있게 고려하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심사위원들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최종까지 고민했던 두 개의 안은 대지를 대하는 태도와 지역과 건축적 소통에 대한 전략이 전혀 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접근된 안이었다. 배치 대안적 성격이 매우 상이한 두 개의 안이 최종까지 토론 대상이 되었다.

 

당선작 ‘FORUM27 _ 개방과 소통의 광장’ 은 공공건축의 공적 가치를 단순한 입방체 볼륨과 내 부화된 로비 공간의 절묘한 통합을 통해 풀어낸다. 청사 건축들이 가진 기존의 공간구조형식을 비판하듯 새롭게 배치되었다. 도시조직으로부터, 내부에 개방된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입체적으로 소통의 흐름을 연결하는 신선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도시의 길이 내부의 교육허브공간까지 연장되는 이러한 개방적인 시민광장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소통을 예견한다. 또한 미래의 교육정책을 제안하는 교육청의 창의적 업무를 고려하여, 독립성과 협력의 네트워크 관계 및 자율선택 가구 배치의 유연한 확장성을 통해 창의적 업무를 위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쉼터로부터 일터로의 경계를 흐리는 스마트 오피스 개념이 제안되었다. 개방과 소통을 통한 공공성을 도시로부터 내 부화된 입체적인 커뮤니티 광장으로 풀어낸 당선작은 다음 진행되는 설계과정에서 장점을 더욱 강화하고 기술적으로 보완하여 공공건축의 새로운 전형으로 태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등 안 ‘공원의 끝, 마을이 시작되는 광장’ 은 거대한 용산공원 끝자락에 마주하는 대지 위에, 도시의 여백을 마련하여 공공청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상들이 마을의 이야기로 담길 수 있는 생성적 이벤트 광장을 건축적 형식으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저층부 중심에는 다양한 통합 로비 역할을 하는 아고라 공간을 두어 서로 다른 세대, 관점, 주체들의 사이의 차이들을 공감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대화의 장을 구조화하였고, 업무공간의 수직 코어 동선체계 대신에 마을길을 닮은 앨리 웨이(Alleyway)를 주동선으로 조성하여 소통과 휴식 그리고 정보를 제공하는 열린 커뮤니티 스페이스와 입체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열린 청사의 공공적 역할을 고려하여 다양한 행위들을 유도하는 연속적인 인공지면의 층위를 통해, 각각의 공간들이 다양한 관계로 접속하면서 결정되지 않은 행위들의 가능성을 잠재화하였다. 이는 업무공간의 일반적인 수직적 구축 체계를 수평적 적층으로 이끌어내는 제안이었다.

 

3등 안 ‘Growing Forest’는 저층부의 다공적 인공 지층과 투명하게 관통하는 조각 볼륨들이 작은 마을로 조성되어, 소통의 장을 이끌어내는 형식을 취한다. 기존 공공건축의 권위적인 모습으로부터 탈피하는 친 인간적인 대안으로서, 제시된 건축이 다양한 무작위적 만남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특이성의 장소를 생성시키는 플랫폼으로 작동되고 있다.


4등 안 ‘후암동 교육청 길을 걷다 ‘ 는 공원을 수용하듯 분절된 매스 사이사이로 숲과 물길,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잇길을 조성하여, 작은 건물들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고, 연장된 골목길이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것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5등 안 ’ 풍경을 담은 집합적 건축‘ 은 폭력적인 기념비적 건축을 지양하는 듯, 수평적구성의 볼륨은 세 개로 분절되어 다원적 관계로 프로그램이 작동되길 제안한다. 길로 도시를 잇고, 공유로 기능을 엮는 방식으로 분절된 세 개의 볼륨이 집합적 풍경을 만들고, 이러한 공공성과 개방성을 통해 탈권위적인 교육청의 새 모습을 제안하고 있다.

 

추가로 가작으로 선정된 4 작품 중 ‘Next Playground‘ 는 서향으로 긴 업무공간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세련된 입면과 조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배치에서 녹지의 흐름을 최적화하고 이벤트를 이끌어내는 소통의 그라운드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공존시키는 방식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The oblique’은 정면성(frontality)과 측면 간의 위계에 집중하기보다 도시조직의 통합과 도시적 아이콘(Urban icon) 사이에서 흥미로운 놀이를 하듯 대지의 혁신적 관계를 풀어내고 있으며 건폐율을 최소화하면서 저층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대지 상황에 맞추어 강하게 묶고 있다. 디지털적 요소(digital craft)와 탈-모던(post-modern)적 언어의 경계 사이에서 진묘한 기하학을 스스로 생성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Boundary Flexibility’ 은 집단적 특이화(singularization)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시의 건축 속에서, 주변과의 관계를 흡수하며 통합하는 건축을 통해 모호한 경계를 만드는 공극과 유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칼레이도스코프 스페이스’는 대지와 프로그램, 구축성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균형 잡힌 건축으로서 철근콘크리트조와 목구조를 조합하여 새로운 건축 형식을 제안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의 요구를 건축적 구조로 지혜롭게 풀어내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를 마치며, 위원들은 당선작이 청사 건축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면서,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향후 진행될 프로젝트 과정에서 당선작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존중하고, 더욱 발전적인 건축으로 나아가길 강조하였다.

 

수상작1

수상작2

수상작3

수상작4

수상작5